샐러드는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식품이다. 하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기 쉽고 이로 인한 식중독 위험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샐러드에 자주 사용되는 생채소와 과일은 별도의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보관 상태나 위생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경 임상영양사(강북삼성병원)의 조언을 바탕으로, 여름철 특히 주의해야 할 샐러드 식재료와 안전하게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샐러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샐러드 속 식중독균, 여름엔 더 쉽게 감염
샐러드는 주로 채소, 과일, 닭가슴살, 해산물, 계란, 치즈 등과 같은 재료들로 구성된다. 최경 임상영양사는 “대부분의 미생물은 열에 약해 가열 시 사멸되지만, 샐러드는 생으로 섭취하는 재료가 많기 때문에 오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라고 설명했다. 가열 과정 없이 섭취되는 식재료가 많을 경우, 표면에 남아 있는 미생물이 제거되지 않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직접 들어올 수 있게 된다. 특히 여름철은 세균 번식이 활발해, 오염된 샐러드를 그대로 섭취할 경우 식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국내에서 여름철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균으로는 '병원성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이 꼽힌다. 병원성 대장균은 대장균의 한 종류로, 오염된 식재료나 물을 통해 인체에 들어올 경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장 출혈성 대장균(EHEC)'은 특히 위험한 유형으로, 경우에 따라 신장 손상이나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익히지 않은 달걀, 가금류, 해산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최 임상영양사는 “샐러드는 손 씻기 등 기본 위생이 소홀했거나, 상한 재료를 사용했을 때 오염되기 쉽다"라며 "이러한 균에 감염되면 복통, 구토, 설사,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나고 심한 경우 탈수나 고열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노약자,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잎채소류 세척 까다로워...해산물·드레싱도 주의해야
그렇다면 특히 어떤 식재료에 신경을 써야 할까? 먼저, 상추나 치커리 같은 잎채소류는 잎 사이에 흙이나 미생물이 남아 있기 쉽고, 잎이 넓고 굴곡이 많기 때문에 세척이 까다로울 수 있으므로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일은 껍질 표면에 농약이나 세균, 곰팡이 포자가 남아 있을 수 있는데, 특히 수박처럼 껍질을 자른 후 먹는 과일은 칼을 통해 오염이 과육으로 옮겨질 위험이 있다.
닭가슴살은 생육 상태에서 살모넬라균이나 캠필로박터균에 오염될 수 있고, 조리 후 실온에 오래 두면 부패 속도가 빨라진다. 새우, 오징어, 연어 등 해산물도 고온에 취약해 상하기 쉬우며, 조리하지 않은 상태로 샐러드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신선도 유지가 핵심이다. 계란은 껍질에 오염 물질이 묻어 있을 수 있어, 반숙이나 생으로 먹을 땐 세균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치즈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보관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샐러드에 함께 곁들이는 드레싱이나 토핑도 예외는 아니다. 최경 임상영양사는 “생마요네즈의 경우 계란을 익혀서 만들지 않은 것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토핑 역시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만지거나, 날고기를 다룬 도마나 칼로 손질할 경우 교차오염으로 인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소는 꼼꼼히 세척, 샐러드는 2시간 이내 섭취해야
샐러드를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경 임상영양사는 “음식을 만들 때는 반드시 깨끗한 손으로 조리하고 깨끗한 손으로 먹어야 한다"라면서 "샐러드에 흔히 들어가는 채소의 경우,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한 장씩 떼어 꼼꼼히 씻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상추나 케일처럼 잎이 여러 겹으로 겹친 채소는 틈새에 이물질이나 세균이 남기 쉬워 더 세심한 세척이 필요하다.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희석한 물에 담갔다가 씻는 것도 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조리 도구의 청결도 중요하다. 채소를 써는 칼과 도마는 육류나 어패류 전용 도구와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며, 사용 후에는 세척과 소독을 통해 교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닭가슴살, 해산물, 계란 등은 겉면뿐 아니라 속까지 충분히 익히도록 한다.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유지돼야 대부분의 식중독균이 사멸된다. 계란은 날것이나 반숙보다 완숙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또한 여름철에는 음식 보관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조리 후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최 임상영양사는 “샐러드는 만든 후 2시간 이내 섭취하고, 남은 음식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외출 시 샐러드를 휴대할 때는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포장 제품은 유통기한을 확인한 뒤 구입 즉시 냉장 보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드레싱은 별도로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에 뿌리는 방식을 권한다. 샐러드에 드레싱을 미리 뿌려 놓으면 채소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금방 축축해져 부패가 빨라지고 세균 번식에 더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장 샐러드의 경우, 밀폐된 상태에서 드레싱이 섞여 있으면 냉장 상태라도 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