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약 3억 명이 앓고 있는 만성 호흡기질환 천식은 국내에서 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천식 유병률은 OECD 평균의 1.9배, 사망률은 1.6배로 그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소아 천식의 경우, 많은 부모들이 소아 천식을 단순한 기침이나 알레르기로 오해해 치료를 미루곤 한다. 그러나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과 윤지선 교수(서울아산병원)와 함께 소아 천식에 대해 상세히 알아본다.
소아 천식은 성인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도 ·면역체계 문제로 발생∙∙∙ 호흡 곤란, 천명 증상 밤에 악화
소아 천식은 성인과 달리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한다. 선천적으로 면역체계와 기도 상피세포의 장벽에 이상이 있거나 아토피 체질을 가진 아이가 영유아기에 대기오염, 간접흡연,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환경적 자극에 노출되면 기도와 면역계 발달에 문제가 생겨 증상이 나타난다. 단순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닌, 만성적인 염증 질환이라는 점에서 소아 천식은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소아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 곤란, 쌕쌕거림(천명), 잦은 기침과 가슴 답답함 등이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아이가 자주 깬다면 주의해야 한다. 진단은 임상 증상과 함께 폐 기능 검사 및 천식 유발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만 6세 미만 소아는 폐 기능검사 시행이 어려워 기류의 제한이나 기도과민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충격진동검사(Impulse oscillometry system) 같은 간접 검사와 임상 관찰로 진단하게 된다.
조기 완치율 65%∙∙∙ 스테로이드제 부작용 미미해,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소아 천식은 성인에 비해 자연 치유율이 높은 편으로, 약 15~65%는 청소년기나 성인 초기에 증상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완치를 기대하려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피하는 것과 함께 흡입 스테로이드제(ICS) 같은 조절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다. 조절제는 매일 일정 용량을 흡입해 기도 내 염증을 지속적으로 억제하고,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흡입기 사용이 어려운 연령대의 경우, 보조 흡입기인 스페이서(spacer)를 사용하거나 부모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흡입기 관리와 사용 주기, 응급 상황 대처법 등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일부 부모들은 흡입 스테로이드가 아이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치료를 망설이기도 한다. 그러나 윤지선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저용량 또는 중간 용량의 스테로이드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경미하며, 치료의 이점이 훨씬 크다”고 설명하며, “오히려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기도 염증과 비가역적인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레르기 물질 노출 최소화 하고∙∙∙“유산소 운동∙수영 효과적”
천식은 계절 변화나 환경 요인에 따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환절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처럼 알레르기 질환이 악화되기 쉬운 시기에는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원인 물질을 파악하고,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는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 윤지선 교수는 “환경 관리를 충분히 했음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질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관리는 생활 습관의 개선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성인과 달리 소아 천식 환자에게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적극 권장되고 그중에서도 수영은 기도를 자극하지 않는 가장 최적의 운동으로 꼽힌다. 식단 역시 중요한 관리 요소로, 항염 효과가 있는 지중해식 식단을 기본으로 구성하고,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찬 공기 속 격렬한 운동, 먼지가 많거나 흡연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