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타는 듯한 여름이 언제 끝날까 생각하며 오랜만에 고향집에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으시는 어머니가 걱정되던 차,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아버지와 통화가 되었습니다. 그 순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시던 중, 갑자기 달려온 트럭에 치이셨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구급차에 실려 성가롤로 병원으로 이송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흉부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시고 머리와 다리에 큰 상처를 입으신 어머니는 흉부외과에 배정되셨습니다. 이후 오늘, 9월 19일까지 의료진의 극진한 정성과 노력 속에서 입원 생활을 견뎌내실 수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은 이해조차 되지 않았고, 분노와 혼란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그때 김성룡 과장님께서 보호자인 제게 CT와 MRI 결과를 보여주시며 갈비뼈가 7개나 부러진 어머니의 상태를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통증이 얼마나 극심할지, 또 어떤 치료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지 차분히 알려주시는 모습을 보며, 저는 처음으로 어머니의 회복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회진 때마다 유머러스한 말씀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주시고,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하라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어머니께서는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내가 참 복이 많다”라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어머니의 다리와 어깨 통증까지 세심하게 살펴주시고, 정형외과 협진을 의뢰해 주셔서 다른 부위의 손상에 대한 걱정까지 덜 수 있었습니다. 입원 기간 내내 어머니께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분은 저희 가족이 아니라 바로 과장님이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저희 어머니뿐만 아니라, 같은 병실의 환자분들께도 늘 유쾌하고 격 없이 다가가시며 “잘하고 있다, 잘할 수 있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모습을 자주 뵐 수 있었습니다. 어느 토요일, 정신없이 회진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제가 “오늘도 오셨어요?”라고 여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과장님께서는 “토요일에도 환자들은 아픈데요”라며 웃으셨습니다. 그 순간, 좋은 의사는 단순히 맡은 바 책임만 다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 환자를 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태도가 제 삶에도 본받아야 할 소중한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과장님.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많은 환자들을 살리시고 위로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디에 계시든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