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워릭대 연구팀, 190만 명 이상·23개 연구 종합
ADHD군, 전체 위장관 증상 나타날 가능성 48% 높아
변비·설사·복통 등 기능성 장 증상과 연관성 확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위장관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출처: Gemini 생성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변비와 설사, 복통 등 다양한 위장관 증상을 겪는 경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워릭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190만 명 이상이 포함된 기존 연구 23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ADHD가 있는 사람에서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48%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ADHD와 관련된 충동성이나 불규칙한 식사 습관 같은 특성이 소화기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보인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ADHD는 주의력 저하와 과잉행동·충동성이 지속해서 나타나 일상생활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발달장애다. 전 세계 어린이 약 5%, 성인의 3~4%가 ADHD를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ADHD 환자 수가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국내 ADHD 환자 수는 매년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2021년 9만 9,488명, 2022년 13만 9,696명, 2023년 19만 6,658명, 2024년 25만 6,922명, 2025년 31만 4,729명 등으로 매년 4만~6만 명씩 늘어났다.
연구팀은 ADHD와 위장관 증상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MEDLINE과 Embase, APA PsycInfo 등 의학·심리학 데이터베이스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 23건과 참가자 190만 명 이상의 자료를 토대로 ADHD는 DSM이나 ICD 등 공식 진단 기준에 따라 진단된 경우만 포함했으며, 염증성 장 질환처럼 이미 기질적 위장관 질환을 정식으로 진단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제외했다.
연구 대상의 나이나 성별, 국적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대조군이 있는 연구만 메타분석에 활용했다. 두 명의 연구자가 논문 선별과 질 평가를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했다.
분석 결과, ADHD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체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48% 높았다. 증상별로는 변비가 나타날 가능성이 97% 높았으며 과민성장증후군은 58%, 소화불량은 52% 높았다. 유분증(Encopresis)을 겪는 가능성 역시 4배 이상 높았다. 유분증은 대변을 가려야 할 나이에도 반복적으로 옷이나 부적절한 장소에 변을 묻히는 등 배변 조절 장애다.
설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2배 이상, 복통은 8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위장이나 장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82%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ADHD와 위장관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로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컨대 "ADHD에서 나타날 수 있는 높은 스트레스 반응과 감정 조절의 어려움은 장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충동적인 식사나 불규칙한 식사 시간 역시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 변비, 복통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이 많은 음료를 많이 마시거나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식습관이 장내 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과 미주신경 조절 이상을 어우르는 이른바 ‘장-뇌 축(gut-brain axis) 이상’ 등이 ADHD와 위장관 증상을 연결하는 가능한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분석에 포함된 연구 대부분은 ADHD 치료제 복용 여부에 따라 결과를 나눠 분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ADHD 치료약의 영향을 포함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했다. 예컨대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자극제는 복통이나 메스꺼움 등 위장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관찰된 연관성 가운데 일부가 약물 때문에 나타났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영어로 출판된 연구만 포함됐고, 연구 수가 충분하지 않아 출판 편향을 평가하지 못했다는 제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신 저자인 사라 블레이크(Sarah Blake) 워릭대 의과대학 연구원은 “ADHD와 위장관 증상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다”며 "위장관 증상이 ADHD 진단보다 먼저 나타나는지, ADHD 자체나 치료 이후 나타나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장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The Association Between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nd Gastrointestinal Symptom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와 위장관 증상 간의 연관성: 체계적 문헌 검토 및 메타 분석)는 2026년 9월 11일 국제학술지 '주의력장애 저널(Journal of Attention Disorders)'에 게재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