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연구팀, 45~55세 여성 1만 4,234명 대규모 분석
갱년기 '브레인 포그', 실제 뇌 인지 기능 저하 아냐
인지 테스트 결과, 폐경 단계별 객관적 능력 차이 미미

갱년기 건망증은 우울·불안감 등 심리적 원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출처: Gemini 생성
갱년기 여성이 흔히 겪는 주관적 인지 증상인 '브레인 포그(머리가 멍해지는 현상)'나 기억력 감퇴가 실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의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로라 F. 네이스미스 연구팀은 45~55세 여성 1만 4,234명을 대상으로 폐경 상태에 따른 인지 증상과 실제 인지 수행 능력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갱년기에 호소하는 인지적 불편함이 실제 지능 저하 때문이 아니라 다면적인 신체 및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규명해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참여한 여성들을 폐경 전, 폐경 이행기(폐경으로 넘어가는 시기), 폐경 후 등 세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을 진행했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인지 증상을 먼저 조사한 뒤, 기억력과 추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8가지 온라인 인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주관적인 증상 호소와 객관적인 뇌의 인지 능력을 동시에 교차 검증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신뢰도가 높다.
분석 결과, 폐경 이행기 여성은 폐경 전 여성보다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증상)나 기억력 문제를 호소할 확률이 31% 높았고, 폐경 후 여성은 13% 더 높았다. 그러나 실제 인지 테스트 결과에서는 폐경 단계에 따른 객관적인 인지 능력 차이가 최소한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폐경 이행기 여성의 테스트 정확도가 다른 그룹보다 0.03~0.06 표준편차(SD) 가량 근소하게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주관적으로 느끼는 인지 저하 증상과 실제 뇌의 인지 능력 사이에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폐경기에 느끼는 브레인 포그 현상이 실제 뇌 기능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불안, 우울감, 수면 장애 등 심리적 요인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신체적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감정적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일시적인 인지 저하를 강하게 체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폐경기 증상으로 인해 여성들이 자신의 업무 능력이나 지적 능력에 대해 과도하게 위축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로라 네이스미스(Laura Naysmith)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박사후 연구원은 “인지 증상은 폐경기에 나타나는 매우 현실적이고 고통스러운 측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망증이나 정신적 둔화와 같은 느낌은 일시적이지만 사람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며, 갱년기 여성들이 겪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Cognition and the menopause transition: cross-sectional evidence from a large community cohort; 인지와 폐경 이행기: 대규모 지역사회 코호트의 단면 조사 결과)는 2026년 3월 국제 학술지 ‘엔피제이 여성 건강(npj Women's Health)’에 게재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