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폭염 특보가 이어지며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만약 한여름 무더위에 지쳐 어지럽거나 기운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에어컨 쐬면 괜찮겠지’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자. 자칫하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온열질환’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일,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51명으로 집계됐고, 5월 15일부터 가동된 온열질환 감시체계 이후 누적 환자는 542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질병청은 올여름 온열질환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온열질환의 종류와 그에 따른 대처 방법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응급의학과 배준원 교수(한양대학교병원)는 “두 질환은 모두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지만, 증상과 대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여름철 온열질환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온열질환 증가 추세∙∙∙방심하면 생명까지 위협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급성 응급질환이다. 우리 몸은 생리 활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열을 생성하고, 복사, 대류, 증발 등을 통해 외부로 열을 방출한다. 하지만 외부 온도가 35℃ 이상으로 올라가면 복사·대류에 의한 열 소실이 어려워지고, 땀의 증발에만 의존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습도 때문에 땀의 증발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체내 수분이 줄고 탈수가 심화되면서 ▲두통 ▲어지럼증 ▲근육 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의식 저하 ▲생명 위협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응급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열사병 vs 일사병, 비슷하지만 달라∙∙∙ 증상에 따른 응급처치 중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온열질환은 ‘열사병’과 ‘일사병’이다.
이 중 열사병은 특히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열사병의 주요 증상은 40℃ 이상의 고열과 땀이 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몸속 열을 발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심할 경우 ▲혼란 ▲섬망 ▲운동실조 ▲혼수상태 ▲발작성 경련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발열로 인해 뜨겁고 붉은 피부도 열사병의 특징이다.
보통 열사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 많은 이들이 먼저 수분 보충을 시도하지만, 배준원 교수는 “열사병은 중추신경계 문제로, 억지로 물을 먹이면 오히려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추가로 배 교수는 “열사병은 장시간 지속될 경우 장기 손상, 뇌부종, 급성신부전,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매우 위중한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사병은 고온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과도한 땀 배출 ▲두통 ▲구토 ▲근육 경련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육안으로 봤을 때 피부색이 창백한 것이 특징이다.
대처법도 다르다… “열사병, 의식 희미하다면 즉시 119 신고해야”
온열질환은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대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열사병은 체온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시원한 장소로 이동한 뒤 물수건으로 몸을 덮고, 선풍기나 부채 등으로 시원한 바람을 쐬어 체온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의식이 없거나 희미하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일사병은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이때, 의식이 있고 구토 증상이 없다면 물이나 이온 음료 같은 전해질 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배준원 교수는 “응급처치 후에도 탈수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맥 수액 보충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탈수 막고, 자외선 차단, ‘온열질환 예방 수칙’ 중요
온열질환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평소 예방과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에서도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 건강 수칙 3]
① 갈증이 없어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한다.
② 가볍고 헐렁한 밝은색 옷을 착용하고, 외출 시에는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빛을 차단한다.
③ 낮 12시~오후 5시 사이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활동 강도를 조절한다.
특히, 질환에 취약한 노약자, 어린이의 경우에는 더욱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배준원 교수는 “증상이 의심될 경우 빠른 응급 처치를 시행하고 119에 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온열질환 응급처치법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