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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신경계 위협하는 ‘이 질환’...“시력, 감각 영구 장애 우려” 새글

작성일 25-07-01

감각이 둔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팔다리에 갑작스럽게 힘이 빠지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생겨 신경계를 침범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조기에 치료하면 진행을 늦추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애매한 초기 증상으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로 인해 상태가 악화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회복이 어려운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발성경화증이란 어떤 질환이며 의심 증상과 주요 치료 전략은 무엇인지, 신경과 이수진 교수(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의 설명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계가 중추신경계의 수초를 침범해 손상시키는 자가면역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다발성경화증은 면역계가 중추신경계의 수초를 침범해 손상시키는 자가면역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면역 이상으로 신경계 손상...“누적되면 영구 장애 우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구성되며, 우리 몸의 움직임, 감각, 언어, 시각 등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추신경계를 따라 분포한 신경세포는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축삭(axon)'과, 이를 감싸 보호하는 '수초(myelin sheath)''로 이루어져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계가 중추신경계의 수초와 축삭을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로 인해 신경세포를 감싸고 있는 수초가 손상되거나 벗겨지는 ‘탈수초’ 현상이 반복되며, 결국 축삭까지 손상되어 신경 신호 전달에 장애가 생긴다. 이러한 병리 변화는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으로 이어진다.


이수진 교수는 “초기에는 수초의 손상이 주요 병리지만, 반복될수록 축삭 손상이 누적되면서 결국에는 영구적인 신경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환경적, 바이러스 감염 등 여러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햇빛 노출 부족으로 인한 비타민 D 수치의 저하 등이 면역계 이상을 유발해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전했다.


감각 이상부터 시력 저하까지…염증 부위 따라 증상 다양

다발성경화증은 재발을 반복하며 중추신경계 여러 부위에 병변이 산재되는 특징이 있다. 염증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단일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렵지만, 그럼에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대표 증상들이 있다.


이수진 교수는 “가장 흔한 증상은 감각 이상 증상과 운동장애다”라면서 “흔히 급성이나 아급성으로 시작되었다가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감각 이상은 무감각, 얼얼한 느낌, 화끈거림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교수는 “간혹 턱을 가슴 쪽으로 강하게 당길 때, 등을 타고 전기가 아래로 퍼지는 듯한 느낌(르미트 징후)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는 경추 척수 후방의 수초 손상에 의해 나타나는 특이 감각 증상이다.


운동장애는 병변 위치에 따라 반신마비, 하반신마비 또는 사지마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초기 증상으로 한쪽 시신경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며, 질환이 경과하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시신경염은 시각을 담당하는 감각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환자의 약 25%가 경험하며 시력 저하나 시야 흐림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우울감, 불안, 감정 기복, 만성 피로감 등 정서적 변화를 비롯해 배뇨·배변 장애, 간 기능 저하,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병력과 뇌 MRI로 진단 접근...유사 질환 감별도 필수

다발성경화증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더해 뇌 자기공명영상(MRI), 뇌척수액 검사, 유발전위검사, 혈액검사 등 다양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이수진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병력을 자세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발병 시점, 증상의 진행 속도, 호전과 재발의 패턴, 완화 기간 등의 정보가 진단에 특히 유용하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젊은 성인에게서 증상이 반복적으로 악화와 호전을 보이고, 동시에 중추신경계 여러 부위에 병변이 산재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다발성경화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에 의한 병적인 변화는 뇌 자기공명영상(뇌 MRI) 검사에서 가장 잘 관찰된다”라면서 “조영제를 투여하여 촬영하는 조영증강 MRI에서 질환의 활성도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뇌척수액 검사는 보조적 진단 도구로 활용되고, 유발전위검사는 시각신경이나 척수신경 기능을 평가해 과거 병변이나 경미한 이상 소견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루푸스, 자가면역뇌염, 감염성 질환 등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진행 경과 따라 맞춤 치료..."증상 없어도 꾸준히 치료해야"

다발성경화증은 진행 양상에 따라 △재발완화형 △일차진행형 △이차진행형으로 구분된다. 이수진 교수는 “전체 환자의 약 85%를 차지하는 재발완화형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양상이 반복된다”며 “이 과정에서 신경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학적 장애가 점차 축적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차진행형은 첫 발병 이후부터 호전 없이 지속적으로 신경학적 증상이 진행되는 유형이며, 이차진행형은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던 경과가 어느 시점부터는 회복 없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상태다.

이처럼 질병의 진행 유형이 다양한 만큼, 맞춤형 치료 전략도 중요하다. 아직까지 다발성경화증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증상을 최소화하고 신경 손상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다양한 치료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질병 완화 치료’로 나뉜다. 이 교수는 “급성기 치료는 일반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정맥주사 요법을 사용한다. 질병 완화 치료는 재발완화형, 이차진행형, 일차진행형 등의 질병 형태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데,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사용되는 질병 완화 치료제는 경구용 약제, 자가주사치료제, 정맥주사치료제 등 다양하며, 투여 방식과 간격도 약제별로 상이하다.


물리치료·심리 상담 등 다학제적 접근 필수

다발성경화증의 약물치료는 재발 감소와 질병 진행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약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합적인 증상과 장애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학제적 접근’이 중요하다. 환자마다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수진 교수는 “물리치료는 운동 기능 유지, 작업치료는 일상생활 자립, 심리 상담은 정서적 안정과 질병 수용을 도와준다”라며 “각 분야의 전문적 개입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환자 중심의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통합 치료는 재발 예방과 장애 진행 지연,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한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다발성경화증은 일반 건강검진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려우므로, 평소에 이상 증상을 인지하고 신경과에 빠르게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에 발병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아직까지 다발성경화증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제시되고 있다. 이 교수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고, 특히 금연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이와 함께 건강한 식이 습관, 바이러스 감염 예방,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