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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 주저앉힌 퇴행성 관절염...예방은 ‘이 습관’에서 시작 새글

작성일 25-05-09

15세기 말, 유럽인의 아메리카 진출을 본격화한 항해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수차례 대서양을 횡단한 그는 말년에 극심한 무릎 통증과 보행 곤란에 시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정확한 병명이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의학적 기준으로 보면 퇴행성 관절염에 해당하는 증상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했던 그의 두 다리는, 결국 병든 관절로 인해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관절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과 뻣뻣함, 운동 제한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성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형태다.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법은 다양해졌지만, 한 번 손상된 연골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꾸준한 관리와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정형외과 김용덕 교수(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의 설명을 바탕으로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과 증상, 치료 및 예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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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노인 4명 중 1명이 앓는 퇴행성 관절염… 여성 환자는 2배 더 많아

관절염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관절에 염증과 기능 저하가 생기는 질환을 통칭한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국민 병'으로 불릴 만큼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약 430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238만 명으로 전체 노인의 약 4명 중 1명이 해당되는 수치였다. 게다가 무리한 관절 사용, 비만, 자세 불균형 등으로 인해 40~50대 혹은 그 이하의 젊은 층에서도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 추세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뼈끼리 직접 맞닿아 염증과 통증이 생겨 발생한다. 김용덕 교수는 "연골은 뼈와 뼈가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거나 반복적으로 관절을 사용하면 뼈끼리 직접 마찰을 하게 된다"라면서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통증과 붓기, 움직임 제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골 손상뿐 아니라 관절 주변의 인대, 근육, 활액막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관절 전반에 영향을 준다”라며 “결국 관절의 노화가 누적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퇴행성 관절염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며,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2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 뼈 밀도가 떨어지고 근육량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는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을 약화시켜 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거나,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지하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가장 흔한 증상은 무릎 통증...'뚝뚝' 소리도 신호

퇴행성 관절염은 체중 부담이 큰 무릎, 엉덩이 관절에서 발생하기 쉽다. 특히 가장 흔한 증상은 무릎 통증이다. 김용덕 교수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오래 앉았다가 일어날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초기에는 움직일 때만 아프지만, 점차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붓고, 심해지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거나, 관절이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으며,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노화가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일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은 통증의 양상과 범위를 확인한 뒤,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관절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MRI나 관절경 검사를 통해 연골 손상 정도와 병의 진행 단계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 계획이 수립된다.


약물치료와 체중관리 병행..."인공 관절 수술 고려하기도"

퇴행성 관절염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통증 완화와 기능 유지에 중점을 두고 치료가 이뤄진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가 주로 시행되는데 비마약성 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등이 사용된다. 다만 이러한 약물들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장기간 복용 시 위염, 위궤양, 신장 기능 저하, 심혈관 질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용덕 교수는 "특히 고령자일수록 부작용 위험이 클 수 있다"라면서 "약물은 짧은 기간 동안 최소 용량으로 사용하고 물리치료, 체중 감량, 관절 보호 운동 등을 함께 병행해 약물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약물이나 주사치료, 운동요법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관절 연골이 거의 닳아 뼈끼리 직접 부딪히고, 다리 변형이 심해졌을 때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수술은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며,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 관절 손상 범위에 따라 결정된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손상 부위가 단일 구획에 제한된 경우, 환자의 연령 및 다리 변형 정도 등을 고려하여 부분 치환술도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영양제는 보조 수단…'저충격 운동' 꾸준히 하면 도움

그렇다면 관절 건강을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MSM, 보스웰리아 등은 퇴행성 관절염에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해 김용덕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지만, 약처럼 강력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라면서 "무엇보다 개인에 따라 반응이 다르고, 효과를 보려면 수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양제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고, 체중 조절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더 우선이다. 섭취를 고려한다면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운동은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는 실내 자전거, 수영, 평지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 '저충격 운동'이 좋다"라고 전했다.

식습관도 중요한데, 염분과 당분을 줄이고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체중 감량에 집중해야 한다. 대한슬관절 학회에 따르면 비만한 여성에서 5kg 체중을 감량하면 관절염의 증상이 50% 정도 개선된다는 보고도 있다.

김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 예방을 위해 무릎에 부담을 주는 쪼그려 앉기나 무릎 꿇기, 무거운 물건 들기는 피해야 한다"라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 루틴을 만드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