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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악몽과 가위눌림…스트레스 아닌 '혈당' 문제?

작성일 25-04-29

한밤중 가위에 눌리고 악몽에 시달린다면 업무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수면 이상 증상은 ‘야간 저혈당’이 원인일 수도 있다. 수면 중 혈당이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지면 뇌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몸을 정상 상태로 돌려놓으려고 한다. 이로 인해 뇌 속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잠꼬대, 뒤척임, 가위눌림 등 다양한 수면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야간 저혈당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야간 저혈당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수면 이상 증상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다면 그나마 위험을 피한 셈이다. 야간 저혈당 환자 중 일부는 이상 상황을 자각하지 못한 채 그대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즉, 야간 저혈당은 단순히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 아니라 생사를 가를 수 있는 문제이므로 원인을 알고 예방할 필요가 있다. 내분비대사내과 김민지 교수(칠곡경북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정재원 교수(중앙대학교병원)와 함께 야간 저혈당의 원인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짚어본다.


야간 저혈당, 간·신장·췌장 등 다양한 기관 문제가 원인으로 작용

당뇨병이 있으면 우리 몸의 혈당 조절 기능이 망가져 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혈액 속 당분을 다른 신체 기관으로 보내주는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혈당 강하제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과하게 사용하면 혈당이 반대로 너무 많이 떨어지게 된다. 혈당 수치가 70mg/dL 이하면 ‘저혈당’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밤중에 발생하면 ‘야간 저혈당’이라 부른다. 혈당 공급원인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섭취했거나, 운동 등 신체 활동으로 에너지를 과다하게 소모한 경우에도 야간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김민지 교수는 간, 신장,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도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간은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기관인데, 술을 마시거나 간 기능이 나빠지면 당이 충분히 생성되지 못하므로 혈당이 낮아지게 된다. 신장은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를 우리 몸 밖으로 내보내는역할을 한다.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인슐린과 혈당 강하제가 몸속에 너무 오래 머물러 혈당이 과도하게 떨어지게 된다.


자율신경계 반응이 약해진 경우에도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떨어지면 자율신경계가 우리 몸 다양한 기관에 명령을 내리는데, 췌장은 인슐린 생성을 멈추고, 간은 당을 생성해내며, 지방이나 근육에서는 당 사용을 멈추도록 지휘한다. 각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알파 교감신경과 베타 교감신경, 부신을 자율신경계가 컨트롤해야 이것이 가능한데, 자율신경계 반응이 약해지면 컨트롤 타워가 무너져 야간 저혈당에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가쁜 호흡과 뒤척임, 잠꼬대 등 다양한 이상 증상 유발

아직 컨트롤 타워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우리 몸은 야간 저혈당 발생 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그런데 이는 수면 중인 우리 몸에 다양한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김민지 교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될 때 각각 어떤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설명했다.


교감신경(Adrenergic System)은 혈당을 올리기 위한 1차 보상 작용으로 카테콜아민 분비를 늘린다. 이는 심장이 뛰는 속도와 혈액 순환 속도를 높여 당 생산을 촉진하고, 뇌와 심장 같은 주요 장기를 제외한 조직의 혈관은 수축시킨다. 그 결과 혈류가 뇌와 심장으로 집중되면서 피부가 창백해진다. 또한, 골격근이 활성화돼 불안, 초조해지고, 호흡이 가빠져 대사율이 늘어난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두근거림, 뒤척임 등도 나타나게 된다.


부교감신경(Cholinergic System) 역시 저혈당 상태에서 보상 반응을 보인다. 뇌의 저혈당 상태를 보완하고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뇌와 위장관의 반응을 유도하는데,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땀이 나게 만들고, 배고픈 느낌이 들게 한다. 공복감이 생기면 뇌에서 저혈당을 감지하고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환자가 잠에서 깨지 못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뇌에 에너지가 부족해져 이상 감각 및 악몽, 잠꼬대, 가위눌림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야간 저혈당이 다음날 아침 컨디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면 장애와 산소 부족 등을 겪으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다음날 아침에 두통과 피로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간 저혈당으로 인해 급격한 혈당 변화를 겪으면서 다양한 장기와 세포에 피로가 쌓이고, 뇌 에너지가 부족해져 뇌세포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두통과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저혈당 발생 시 깨어나 포도당 정제 섭취해야…관련 기기 사용하면 도움 돼

야간 저혈당 환자들은 이런 식으로 가슴이 빨리 뛰는 증상, 극심한 공복감 등을 겪게 되면 잠에서 깨어 난다. 이후 바로 포도당 정제를 섭취하면 혈당을 정상 범위로 올려서 저혈당 상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환자가 잠에서 깨지 못하거나, 잠에서 깨어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때 응급실로 이송되면 포도당 수액을 투여하는데, 포도당 정제를 섭취하는 것보다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느리다. 만약 혼수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뇌가 손상돼 식물인간 상태가 되거나 사망하게 된다. 특히,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환자인 경우 이런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정재원 교수는 야간 저혈당 발생을 감지하고 환자를 깨워주는 기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당이 55mg/dL 이하로 떨어지면 뇌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혈당이 60에서 100사이가 될 때 알람이 울리도록 연속 혈당 측정기를 설정하거나, 저혈당 발생을 미리 예측하고 알람이 울리도록 하면 바로 일어나 포도당 정제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을 인공적으로 분비하는 인공 췌장도 저혈당이 예상되면 알람으로 환자를 깨우고, 인슐린 분비를 멈춰 효율적인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고령 환자에게 혈당 관련 기기 사용이 더욱 도움될 수 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고령 환자에게 혈당 관련 기기 사용이 더욱 도움될 수 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취침 전 흰 우유 마시고, 저녁 식사는 거르지 않아야

정재원 교수는 야간 저혈당이 발생할까 두려워 잠에 드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환자를 위한 야간 저혈당 예방법도 소개했다. 먼저, 자기 전 흰 우유를 섭취하면 수면 중 천천히 혈당이 올라 야간 저혈당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딸기우유나 초코우유 같은 식품은 혈당을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올릴 수 있으므로 의사와 적정 용량을 상의한 후 흰 우유를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고령 환자의 경우, 저녁 식사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에 당뇨약을 복용하고 입맛이 없어 저녁 식사를 거르면 야간 저혈당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령 환자는 저혈당 상태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비교적 떨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저녁에 당질 지수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로 인해 급격히 혈당이 올라가면 몸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이 확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야간 저혈당을 겪는 환자가 저녁에 운동을 한다면 사전에 혈당을 꼭 체크하고 혈당이 200mg/dL 미만이면 운동을 하지 않을 것을 권했다. 만약 혈당이 200mg/dL 이상이면 저녁이어도 가벼운 걷기 운동은 가능하다. 단, 운동 후 취침 전에도 꼭 혈당을 확인하고 야간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