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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가 아니었어?” 영유아 호흡기 질환 기승…예방 방법 없을까?

작성일 24-04-26

최근 경기도에서 백일해 등에 감염된 영유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감소했던 영유아 감염병 증가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경기도의 백일해 환자는 2022년 0명, 2023년 4명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이미 38명에 달했으며 성홍열은 2022년 39명, 2023년 37명 등으로 주춤하다 올해 259명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했다. 홍역의 경우 2022년 0명, 2023년 1명 정도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3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현재 유행 중인 질환들은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코로나19 이후 영유아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장기간 기침하고 ‘흡’ 소리 나는 백일해
백일해는 100일 동안 기침이 이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보르데텔라균(Bordetella pertussis)’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초기 증상은 기침, 발열, 인후통, 콧물 등으로,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다. 만약 감기약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기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기침 끝에 ‘흡’ 소리가 들린다면 백일해를 의심해야 한다.

백일해는 3~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약 6~8주 동안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진행 단계에 따라 △카타르기 △경해기 △회복기로 구분되는데, 카타르기에 전염력이 가장 강하며 경해기에 백일해 특유의 소리가 나는 기침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복기에 접어들면 기침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상기도 감염으로 이어지면서 발작적인 기침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백일해는 생후 2, 4, 6개월에 3회 기초접종을 하고, 생후 15~18개월과 만 4~6세 때 각 1회씩 추가접종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아직 접종 시기가 되지 않았거나 시기를 놓쳐 접종을 하지 못한 아이들이 백일해에 감염될 경우,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인 만큼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가족 내 2차 감염으로 인한 발병률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만큼, 가정 내 영유아가 있다면 성인도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접종 이력이 없는 고령자, 임신부, 마지막 접종 이후 10년 이상 지난 성인은 백일해 예방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혀가 딸기처럼 붉어지고 고열 찾아오는 ‘성홍열’
성홍열은 용혈성 연쇄상구균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영유아기 필수로 예방 접종을 해야 하는 홍역, 백일해와는 달리 성홍열은 아직 별도의 예방 백신이 없다. 따라서 성홍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만약 환자와 접촉해 감염될 경우, 1~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39~40도에 달하는 급성 발열, 구토,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점차 작은 구진형 발진이 전신에 나타나고 목젖에 출혈성 반점이 보이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혀가 딸기처럼 붉은색으로 변하고 혀의 유두가 부어오르는 ‘딸기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성홍열은 항생제를 복용하면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고 임의로 중단하면 체내에 균이 남아 재발할 수 있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흔하게 나타나는 합병증은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수막염 등이 있으며, 만성 보균 상태가 되면 △급성 사구체신염 △류마티스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온몸에 발진 생기고 눈 충혈되는 ‘홍역’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measles virus)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찾아보기 힘든 편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보건기구의 홍역퇴치 인증기준을 달성하여 2014년 홍역퇴치 인증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홍역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집단 감염되는 사례도 발생한 만큼,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1세 미만 영유아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홍역에 감염되면 약 10~14일간의 잠복기를 지나 고열, 결막염, 무력감, 재채기, 비염, 기침, 눈부심 등의 전구 증상을 3~4일간 보인다. 이후 온몸에 붉은색의 홍반성 발진이 나타나가 7~10일 이내에 사라진다. 특히 성홍열과 증상이 비슷한 만큼 두 질환을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역과 성홍열은 발진의 모양이 다르며, 홍역 발병 초기에는 구강 점막에 중심부가 흰색을 띠는 ‘코플릭 발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성홍열의 경우 눈이 붉어지는 결막염 증상이 없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

홍역에 감염된 환자의 약 30%는 합병증을 앓을 수 있으며, 주로 영유아나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홍역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면역 저하가 생기면서 2차 세균 감염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된 ‘국내 홍역 유행 현황과 전망’ 논문에 따르면, 홍역의 합병증으로는 △폐렴 △기관지염 △중이염 등 호흡기계 합병증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폐렴의 경우 홍역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인 만큼 유의해야 한다. 이외에 신경계 합병증으로 뇌염이 발병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염되면 즉시 격리해야…적기 접종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최우선
백일해와 성홍열, 홍역은 모두 제 2급 법정 감염병으로, 감염될 경우에는 즉시 격리하고 치료해야 한다. 백일해는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 약 복용 후 5일, 복용하지 않을 경우 기침이 멎을 때까지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성홍열은 항생제 치료 이후 24시간 내로 격리해야 하며, 홍역은 발진 시작일 이후 4일간 격리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 면역력이 낮은 아이들이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만큼 전염성이 떨어질 때까지 충분히 격리하는 것이 좋다.

백신이 있는 백일해와 홍역은 제때 백신을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1세 미만의 영유아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의사와 상의한 후 최대한 빠르게 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일해 백신은 6회, 홍역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해야 하는 만큼 전체 접종을 완료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가족 내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동거 가족들도 감염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확진자와의 생활 공간 최대한 분리 △단체 생활 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 △공용 물건 대신 개인 물건 사용 등으로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또 질병관리청의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질병관리청이 밝힌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이다.

1.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 생활화
2. 기침할 때는 입과 코를 가리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침 예절 준수하기
3. 실내에서는 최소 하루 3회, 매회 10분 이상 환기하기
4.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5.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이 있다면 의료기관 방문해 치료하기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