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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탓하지 말고 아껴주세요”… 암 환자 우울·불안·절망감 줄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 암 환자 37명 대상 분석암 환자, 스스로 아끼는 법 배우자 심리적 개선 효과 확인우울·불안 넘어 환자의 깊은 무력감 완화 가능성 시사스스로를 돌보는 마음 챙김이 암 환자의 심리적 개선을 돕는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나를 아끼는 법’을 배우며 스스로를 따뜻하게 돌보는 심리 프로그램이 암 환자가 겪는 깊은 우울과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암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심리 개입 프로그램인 ‘컴패션 위드 유(COMwithU)’의 타당성과 예비 효과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스스로를 다독이는 심리 치료가 암 환자의 우울과 불안뿐 아니라 삶의 의미 상실과 깊은 무력감 등 심리적 고통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연구팀은 자신을 향한 친절과 수용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 치료자의 따뜻한 지지와 타인을 향한 공감 연습을 결합한 5회기의 개별 심리 프로그램인 ‘COMwithU’를 적용했다. 프로그램은 대면 또는 화상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연구진은 치료 전과 종료 직후, 1개월 뒤 추적 관찰을 통해 심리적 변화를 분석했다.분석 결과, 프로그램 참여 후 환자들의 절망감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1개월 추적 관찰 시점까지 유지됐다. 이와 함께 우울·불안 수준도 개선됐으며, 삶의 의미와 내적 평화를 포함하는 영적 안녕감과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는 자기연민 수준도 향상됐다. 다만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은 유의한 변화가 없어, 본 프로그램이 앞날의 불확실함 자체를 직접 없애주기보다는 고통을 대하는 환자 자신의 태도 변화를 돕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세부 분석에서 프로그램 시작 당시 임상적 절망감 기준을 넘었던 환자 중 68.0%는 1개월 추적 관찰에서 신뢰할 만한 수준의 개선을 보였으며, 56.0%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변화 기준에 도달했다. 참가자들은 개방형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향한 비판이 줄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힘이 생겼으며,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느꼈다고 평가했다.연구 교신저자인 박혜윤 교수는 “암 환자의 고통은 단순한 우울과 불안을 넘어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하는 깊은 무력감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마음의 고통으로 이어진다”며, “스스로를 따뜻하게 아끼고 다독이는 과정은 환자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Addressing Existential Distress Through Compassion: Feasibility and Preliminary Effects of Compassion With You (COMwithU), a Compassion-Based Intervention for Patients With Cancer, 자비 기반 개입을 통한 존재적 고통 완화: 암 환자를 위한 ‘컴패션 위드 유(COMwithU)’의 타당성 및 예비 효과)는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싸이코-온콜로지(Psycho-Oncology)’에 게재됐다.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흡연이 유방함 위험 높인다"... 유방암 위험 줄이는 생활 습관 4가지
유방암은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므로 생활 습관만으로 발병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음주를 줄이며 금연하도록 권고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유방암은 나이와 유전, 가족력,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생활 습관을 바꾼다고 발병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체중이나 음주처럼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유방암 중 가장 흔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자란다. 에스트로겐은 유방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 손상이 쌓이면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 체지방과 인슐린, 만성 염증, 알코올 대사 산물 등이 호르몬 수치나 세포 손상에 관여하는 만큼 생활 습관도 유방암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이에 전문의 조언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방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활 습관과 그 이유를 살펴본다.1. 체중 관리폐경 전에는 난소에서 에스트로겐이 주로 만들어지지만, 폐경 후에는 지방 조직이 주요 공급원이 된다. 지방 조직의 ‘아로마타제’ 효소가 남성호르몬을 에스트로겐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경 후에는 체지방이 많을수록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비만으로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거나 만성 염증이 생기는 것도 유방 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실제로 50세 이상 여성에서 체중을 줄인 뒤 유지한 경우 유방암 위험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0년 학술지 ‘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실린 연구에서 연구진은 미국 중심의 국제 코호트 10건에 참여한 50세 이상 여성 18만 885명의 체중을 약 10년에 걸쳐 세 차례 조사한 뒤 유방암 발생을 추적했다.체중 변화가 2kg 이내였던 여성과 비교했을 때, 체중을 2~4.5kg 줄인 뒤 유지한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13% 낮았다. 4.5~9kg을 줄인 여성은 16%, 9kg 이상 줄인 여성은 26%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차이는 폐경 호르몬 요법을 받지 않는 여성에서만 확인됐다.연구 주저자인 미국암협회의 로런 테라스 박사는 ‘ACS 리서치 뉴스(ACS Research News)’에서 "체중을 조금 줄였더라도 이를 유지한 50세 이상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2. 규칙적인 운동규칙적인 운동은 체지방을 줄이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근육이 포도당을 더 잘 이용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체중 조절과 대사 기능 개선은 성호르몬·염증 수치의 변화와 함께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데 관여할 수 있다. 특히 폐경 후에는 지방 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지므로 체지방이 줄면 에스트로겐 노출도 줄어들 수 있다.호주 빅토리아암협회 암역학 부문 부책임자인 브리짓 린치 부교수는 ‘브리스틀대 뉴스(University of Bristol News)’에서 "신체 활동을 늘리고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이미 암 예방을 위해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방암이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인 만큼, 운동 부족과 오래 앉아 있는 습관처럼 바꿀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3. 절주술에 든 알코올이 몸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는 DNA를 손상시키는 발암물질이다. 알코올은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도 높일 수 있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위험과 관련이 있으며, 음주량이 많을수록 유방암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음료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의 테리스 베버스 박사는 암센터 건강 블로그 ‘캔서와이즈(Cancerwise)’ 기고에서 와인과 증류주, 맥주 등 모든 종류의 술이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암 위험을 고려하면 ‘건강한 술’은 없다는 것이다.4. 금연담배 연기에는 여러 발암물질이 들어 있어 폐암을 비롯한 각종 암의 위험을 높인다. 유방암 역시 흡연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특히 폐경 전 여성에서 그 연관성이 보고됐다.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분자유전학자 퍼거스 카우치 박사는 연구 뉴스 매체 ‘뉴스와이즈(Newswise)’에서 흡연으로 혈액 속 발암물질이 늘면 유방 세포의 DNA에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런 돌연변이가 오랜 기간 쌓이면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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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관리센터 박경수 센터장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 급성심근경색증의 증상과 대처법
2026.10.15
여러 장기에서 발생하는 것을 합산하는 암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단일 질환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급성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와 단 몇 시간 만에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는 치명적인 위협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지식과 빠른 대처법을 알고 있다면, 이 비극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1. 심장의 생명선우리 몸의 엔진인 심장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혈액을 펌프질하여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생명 유지의 핵심입니다. 이 강력한 엔진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려면 심장 근육 자체도 끊임없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심장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운반하는 혈관은 세 개의 가지로 되어 있으며, 심장 주위를 왕관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고 해서 관상동맥이라고 부릅니다.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통증이 나타나는 ‘경고’ 단계인 협심증이 발생하고,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증이 됩니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장 근육에 피가 전혀 통하지 않게 되고, 공급이 끊긴 부위의 근육은 그 즉시 죽기 시작합니다. 한 번 죽은 심장 근육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 비가역적 손상이기에, 완전 막힘은 곧 즉각적인 생명 위협으로 직결됩니다.2. 혈관이 막힌 후의 심근 변화혈관이 막히는 근본 원인은 죽상동맥경화증에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으로 인해 혈관 벽에 상처가 생기면, 상처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점차 좁아집니다. 좁아진 부위에 면역세포, 혈소판, 칼슘 등이 더 붙어 단단한 혈전(핏덩이)이 되어 혈관을 완전히 차단하게 됩니다. 혈관이 막힌 순간부터 심장 근육이 죽는 괴사가 시작됩니다.완전히 막힌 시간에 따른 심근 괴사율은0~30분: 가역적 상태. 이때 혈관을 뚫으면 심장 근육을 100% 살릴 수 있음.3시간 경과: 심근 영역의 50~60% 괴사.6시간 경과: 심근 영역의 70~80% 괴사.12시간 경과: 심근 100% 괴사. 이후의 재개통은 심장 근육을 구하는 효과가 미미함.총 허혈 시간이 30분 지연될 때마다, 1년 후 사망 위험은 7.5%씩 증가합니다. 12시간 이후의 처치는 12시간 이내의 처치보다 30일 이내 사망률과 심부전 발생률이 약 2배 높게 관찰됩니다.3. 죽을 것 같은 통증심근경색증의 통증은 단순히 '좀 아프다'라는 수준을 넘어 '죽을 것 같은 압도적 고통'으로 나타납니다.통증의 양상: 가슴을 쥐어짜는 듯하거나, 무거운 바위가 짓누르는 듯한 느낌, 혹은 칼로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대표적입니다.지속 시간: 안정형 협심증은 휴식을 취하면 대개 10분 이내에 사라지지만, 심근경색증은 30분 이상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며 휴식을 취해도 전혀 완화되지 않습니다.방사통 및 동반 증상: 통증이 가슴에 머물지 않고 턱, 목, 등, 왼쪽 팔이나 어깨로 뻗어 나갑니다. 식은땀, 구토, 현기증,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그러나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는 이러한 전형적인 통증 없이 단순히 기운이 없거나 소화가 안 되는 느낌으로 시작하여 호흡곤란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용한 증상'을 방치하는 것이 고령층의 사망률이 높은 주된 이유입니다. 평소와 다른 작은 이상 징후, 특히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절대 간과하지 마십시오.4. 막힌 혈관을 뚫는 관상동맥중재술(PCI,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가느다란 관을 심장 혈관까지 넣어 풍선으로 좁아진 부위를 넓히고, 특수 금속 그물망인 스텐트를 삽입하여 혈관을 지탱하는 시술을 관상동맥중재술이라고 합니다. 관상동맥중재술은 약물 치료보다 훨씬 신속하고 확실하게 혈류를 복구합니다. 특히 기술의 발전으로 스텐트 삽입 후 재발률이 5% 이내로 획기적으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시술도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그 효과를 온전히 발휘할 수 없습니다.5. 골든타임과 생존율심근경색증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변수는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입니다. 증상 발생 후 최대한 빨리 전문 병원 응급실에 도착할수록 심장 기능을 온전히 보존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집니다.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은 반드시 119 구급차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119 구급차는 단순한 이송 수단이 아닙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심전도를 측정하고 정보를 병원에 전달하는 순간, 구급차는 '달리는 응급실'이 됩니다. 이를 통해 24시간 응급 시술(PCI)이 가능한 전문 병원으로 즉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골든타임 내의 처치는 단순히 생존을 넘어, 퇴원 후 정상적인 일상 복귀와 심부전 방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30분 이상 가슴 통증이 지속된다면 119에 즉시 전화하여 24시간 관상동맥중재술(PCI)이 가능한 큰 병원으로 즉시 이동하십시오.자가용을 직접 운전하거나 가족을 기다리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119 이용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임을 잊지 마십시오. 만약 비상용 니트로글리세린을 가지고 있다면 혀 밑에 넣어 사용하시되, 혀 밑에서 톡 쏘거나 화끈한 맛이 나야 효과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성가롤로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여러분의 심장을 지키기 위해 365일 24시간 깨어 있습니다. 지체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빠른 결정이 당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합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오정우 과장
흥미로운 혈관 수술의 역사 그리고 미래 (2)
2026.09.15
◇ 인조혈관의 개발, 현대적 혈관외과를 발전시키다제1, 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혈관이 통째로 날아가 버린 군인들에게는 꿰맬 혈관조차 남아 있지 않았고 끊어진 혈관을 이어줄 대체재가 필요했습니다. 1952년, 컬럼비아 대학의 아서 부히스(Arthur Voorhees) 박사는 우연한 기회로 이 문제의 돌파구를 찾게 되었는데, 심장 안을 관찰하기 위해 심실에 넣어둔 비단 봉합사에 피가 닿자, 미세한 구멍들이 혈전으로 메워지며 그 위로 새로운 혈관 세포가 덮는 현상을 목격한 것입니다. 그림 4. 디베키 박사가 대동맥수술에 쓸 인조혈관을 직접 재단하는 장면부히스 박사는 당장 아내의 재봉틀을 빌려 나일론 천을 둥글게 박아 최초의 인공혈관을 만들었고 동물실험을 통해 혈관 대체재로 유용함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1954년에는 심장혈관외과의 거장 디베키(Michael DeBakey) 박사가 당시 최신 합성 섬유였던 '다크론(Dacron)'으로 인공혈관을 만들었고 본격적인 대동맥 수술의 시대를 열었습니다.(그림 4) 1970년대에는 우리가 흔히 등산복 소재로 아는 테플론(Gore-Tex) 소재의 인조혈관이 개발되어 혈관우회수술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조혈관의 개발과 발전은 대동맥을 포함한 모든 혈관의 수술을 가능하게 하여 혈관 수술의 또 하나의 혁신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중재적 시술, 혈관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다1964년 1월, 오레곤 대학의 찰스 도터(Charles Dotter) 박사는 다리 혈관이 완전히 막혀 괴사가 진행되던 82세의 여성 환자 로라 쇼(Laura Shaw)를 만났습니다. 도터 박사는 대퇴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플라스틱 관(카테터)을 밀어 넣어 막힌 곳을 물리적으로 뚫어내는 데 성공하여 중재적 시술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킨 이가 안드레아스 그륀트지히(Andreas Grüntzig) 박사입니다. 그는 카테터 끝에 초소형 풍선을 달아 좁아진 심장 혈관을 넓히는 풍선 확장술을 고안했습니다. 1977년 9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38세의 심한 협심증 환자 아돌프 바흐만(Adolf Bachman)에게 첫 관상동맥 풍선 확장술이 시도되었습니다. 그륀트지히가 협심증 환자에게 풍선 확장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순간은 메스를 들던 혈관외과 의사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심장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적 순간이 되었습니다. 좁아진 혈관을 풍선 카테터로 넓혀도 몇 달 뒤면 혈관이 다시 오그라드는 재협착이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 훌리오 팔마즈(Julio Palmaz) 박사 등이 혈관 내벽을 지탱하는 금속 그물망(스텐트)을 도입하며 풍선 확장술 재협착의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게 되었습니다. 풍선 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은 현재 심장혈관 질환의 표준 치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과거 시술이 어려웠던 복잡한 심장혈관질환 치료까지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림 5. 풍선 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 ◇ 로봇과 하이브리드 시술, 혈관 수술의 미래오늘날의 혈관 치료는 외과적 수술과 중재적 시술의 경계가 무너진 ‘하이브리드(Hybrid)’수술의 시대입니다. 실시간 혈관 투시 장비와 로봇 제어 시스템이 갖춰진 첨단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외과 의사와 인터벤션 의사가 한 팀이 되어 수술과 중재 시술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주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시술과 더불어 외과 의사의 손을 대신해 정교하게 작동하는 로봇 팔이 수술을 대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지원을 받은 로봇수술이 보편화된다면 혈관 수술은 더욱 더 한 차원 높게 발전할 것입니다.(그림 6)불로 혈관을 지지던 소작술에서 시작된 혈관 수술은 미세한 바늘과 실, 그리고 합성 섬유를 이용한 인조혈관과 금속 스텐트, 로봇 수술 및 하이브리드 수술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고통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혈관 수술 분야는 가늘고 정밀한 로봇 수술 기구의 개발과 인체 조직과 완벽히 동화되는 생체 흡수성 신소재 개발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며 인간의 소중한 생명선, 혈관을 지켜내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그림 6. 로봇수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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