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래 71번글을 남겼던 이상호 라고 합니다.
먼저 간단히 요약 드리자면, 지난 2월 저희 어머니께서는 원인불명의 급성 뇌출혈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김성현 과장님께 긴급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발병 위치와 범위가 좋지 않아 수술이 진행되었을 당시까지만 해도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이 되었으나, 김성현 과장님의 몸을 아끼지 않으신 노력과 어머니의 굳은 의지가 맞물려 어머니 께서는 삶을 이어가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발병시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좌반신의 완전 마비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 예상했었습니다. 남은 평생은 아마도 침대 위에서 생활하셔야 할 것이며 저희 식구들은 이것을 각오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이후 6개월이 경과 하였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머니께서는 어느정도의 거동이 가능하십니다.
2월 초에 발병 및 수술을 진행하였고,
2월과 3월 꼬박 두달을 성가롤로 병원 중환자실 및 일반 병실에서 병상생활과 재활치료를 이어갔었습니다.
초기에는 섬망증세와 뇌기능 및 면역력 저하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식과 정신은 생각보다 빠르게 호전이 되었고, 저는 3월에 드디어 어머니께 '예전에 내가 철없이 굴어서 미안해. 이렇게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4월에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재활병원으로 전원 하셔서 약 3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7월에 두개골 복원술을 받으러 다시 성가롤로 병원에 입원하시고 약 2주간의 회복기간을 거쳐 드디어 병원을 졸업하시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셔서 아버지와 오순도순 생활하시고 계십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 의식주까지 해결이 되고 있는 상황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고 저의 부모님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누구라도, 어떤 집단이라도 아무 도움 없이 사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어머니께 이 큰 사건이 닥치고 나서야, 비로소 저와 제 가족은 스스로의 자만에 대해서 되돌아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좌반신 마비가 필연적인줄 알았던 저희 어머니는 발걸음을 떼셨습니다. 식사도 혼자 하시구요. 이것은 감히 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기적이라는 것은 아무일도 없다가 갑작스레 찾아온 일이 아니라 저희 가족의 슬픔과 어머니의 고통을 나눠주시고 손을 내밀어 주신 모든 분들의 노력과 기도와 응원으로 이루어 진 것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기적 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성가롤로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실적의 어머니께 도움주셨던 병원의 모든 관계자 여러분, 간호사 선생님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한분 한분의 성함을 모두 알 수가 없어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김성현 선생님.
저희 어머니의 회복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고 기뻐해 주시고 크게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오는 추석에 작년과 같이 모든 가족 구성원이 둘러앉아 명절을 보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무척이나 주제넘은 말씀이겠습니다만, 뇌졸중으로 고통받으시는 모든 분들께 모쪼록 저희 가족에게 일어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